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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에게 찾아온 잔인한 메타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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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yplantous 2022. 1. 13. 1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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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어키의 한 농장주는 축사에 있는 소들에게 VR 헤드셋을 씌운 뒤 탁 트인 벌판에 있는 영상을 틀어주고 소들이 더 많은 우유를 생산하는지를 실험했습니다. 초창기 실험 결과는 어느 정도 효과가 있는 것으로 드러났는데요, 하지만 이것은 많은 사람들을 불편하게 만드는 것이 사실입니다. 안 그래도 좁은 축사에 갇혀서 인간의 이익을 위해 희생되는 소들에게 기술로 속인 가짜 자연환경으로 더 많은 우유를 짜내고자 하는 인간의 노력은 영화 '메트릭스'를 떠오르게 합니다. 다만 그 가해자가 인간 자신이라는 점만 다른데요, 기술이 인간을 이롭게 하는 건 좋지만 그로 인해 동물들에게 더 끔찍한 환경을 만들어내는 것이 과연 옳을까요?


터어키의 한 매체는 이를 보도하면서 이 VR 소들을 '사이버 소' 라고 불렀습니다. 이 사이버 소들은 겨울 동안에는 실내에 가둬진 채로 지내는데요 VR을 씀으로써 자신들이 야외의 따뜻한 벌판에 있다고 착각하게 만드는 원리입니다. 물론 그로 인해 소들이 더 행복하다면 좋은 일일지도 모르지만 VR을 뒤집어쓰고 뭔지 모를 풍경들이 펼쳐지는 것을 소가 어떻게 받아들일지 또 장기적으로 소에게 어떤 영향을 끼칠지 현재로선 알 길이 없습니다.
사실 소에게 VR을 씌우는 실험은 모스코바에서 처음으로 실행되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그 뒤 터어키가 안정성을 보완하여 재실험한 것인데요, 현재까지 터어키에서는 2마리의 소에게 VR 헤드셋을 사용하였고 결과는 긍정적이라고 합니다. 이 디스토피아 적이고 이상한 실험은 소의 우유 생산량을 하루 22리터에서 27리터로 상승시켰다고 합니다. 이에 고무된 농장의 주인은 아래와 같이 말했습니다.

소들은 VR 화면을 통해 초록의 잔디밭을 보게 되는데 이것이 정서적인 안정을 주고 스트레스를 줄여주는 것 같습니다. 실험을 더 확대시키기 위해 VR 해드셋을 10개 더 구입할 예정입니다.

우리에게 소중한 식량과 노동력을 제공해주는 소들, 살아있는 동안만이라도 행복했으면 합니다 ㅠㅠ


위에서도 언급한 영화 '메트릭스'에서는, 인간의 육체가 캡슐에 갇힌채 디지털 존재에 의해 에너지를 착취당하지만 가상 세계를 통하여 마치 꿈을 꾸듯이 자유롭게 살아가는 것 같은 착각을 하게 됩니다. 하지만 곧 깨달음을 얻은 자들에 의해 진실을 깨달은 인류가 힘을 합쳐 반란을 일으킨다는 내용입니다.
이 '사이버 소' 실험이 성공하여 널리 보급된다면 영화에 나오는 것과 똑같은 짓을 우리가 소들에게 하게 되는 것입니다. 물론 소들이 영화 속에서처럼 자신들이 속고 있다는 것을 깨닫고 반란을 일으킬 가능성은 없겠지만 말이죠.

물론 메타버스는 인류의 미래이며 더욱 확장되어 인류 문명을 완전히 다른 레벨로 상승시킬 것입니다. 그러나 그 기술을 선택의 자유가 없이 VR 세상 속에 갇힌 채로 살아갈 동물에게 쓰는 것이 과연 옳을까요? 인류는 과연 그럴 권리가 있을까요? 아니 그럴 수 있다 하더라도 수십 년 후의 우리 자신의 미래는 이 불쌍한 사이버 소들과 많이 다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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