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얼마 전 대선이 끝나고 미국, 영국 등 각종 외신들도 한국의 대선 결과에 대해 연이어 수많은 기사를 쏟아내고 있습니다. 그중 대표적인 유력 매체들인 타임지, 가디언, 인사이더 등을 중심으로 헤드라인을 장식한 한국 대선 관련 뉴스를 요약해서 살펴보겠습니다.
먼저, 세계적인 시사 주간지인 타임지 3월 10일자 내용입니다. 아주 긴 글이라 원문 번역 기사 풀버전은 아래 링크를 눌러 확인해 보시기 바랍니다.
제목: 윤석열은 어떻게 한국의 반 페미니즘 열풍을 대선 승리를 위해 이용했는가?
☞원문 출처: TIME
타임지는 최근 한국에 불고 있는 안티 페미니즘 정서에 대해 설명하고 윤석열 후보(현 당선자)가 선거에 이기기 위해 이것을 어떻게 이용했는지 직접 취재를 통해 분석하고 있습니다.
사실 한국 언론에서는 대선 과정 내내 2030 표심의 향방에 집중하는 보도를 쏟아내었습니다. 대선 후보들 중 국민의 힘당 윤석열 후보는 여가부 폐지 등 2030 남성의 반 페미 정서를 자극하는 발언과 공약을 내세웠는데요, 이것은 선거 결과를 놓고 보면 크게 효과가 없었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선거 후 조사에 의하면, 투표에 참여한 2030 남성들이 후보를 선택하는 기준으로 반 페미니즘 슬로건은 상위권에 있지 못했고 오히려 부동산 문제 등 다른 문제들이 표심을 결정짓는 주요 기준이 되었으며, 2030 여성들의 이재명 표 결집 등 오히려 역풍을 몰고 왔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반페미 정서에 탑승한 선거 전략은 젊은 유권자들의 표심을 성별로 양극화시키는 데는 성공했습니다. 방송 3사에서 조사한 출구 조사에 따르면, 단지 34%의 20대 여성만이 윤석열에게 투표한 반면 20대 남성의 59%, 그리고 30대 남성의 53%가 윤석열에게 투표했습니다. 이러한 성에 따른 뚜렷한 양극화는 선거 전문가들을 충격에 빠트렸습니다.
타임지는 윤석열의 선거 방식은 트럼프를 떠올리게 한다고 말합니다. 트럼프는 경제적으로 소외된 미국의 백인 남성들을 공략하여 그 분노를 이민자와 사회적 약자들에게 돌리게 만들면서 선거에서 승리했습니다. 윤석열은 그 대상을 페미니스트들에게 돌린 것입니다. 경제적 어려움에 처한 2030 젊은 남성들의 분노는 소위 페미니스트라고 불리는 자기 목소리를 내는 여성들에게로 향했고 윤석열은 선거에 이기기 위해 그 정서를 이용했다는 것입니다.
물론 당선 후 어떤 행보를 보일지는 두고 볼 일입니다.
다음은 미국의 유력 경제지 인사이더에 실린 3월 10일 자 기사입니다. 인사이더는 윤석열을 K-트럼프라고 표현하며 그의 대통령 당선 후 트위터 상에서 불고 있는 캐나다 이민 열풍에 관해서 짧은 기사를 실었습니다.
☞원문 출처: INSIDER
인사이더에서는 역사상 유례없이 아주 근접한 표차로 보수 정당인 국민의 힘 윤석열 후보가 진보 정당인 민주당의 이재명 후보를 누르고 대한민국 20대 대통령에 당선되었다고 전했습니다. 그러면서 당선 직후 한국 트위터 계정에서 이민을 고려하는 트윗들이 쏟아져 나오면서 "캐나다 이민"이 트렌드 용어로 떠올랐다고 말했습니다.
트위터 분석 사이트인 GetDayTrend 에 따르면 선거 다음 날 오전에만 16,000개가 넘는 이민 트윗이 생성되었다고 합니다.
재미있는 것은, 이런 현상은 지난 2016년 미국 대선에서도 일어났었는데요, 트럼프가 주요 경합 주를 휩쓸면서 당선이 확실시되었을 때 캐나다 이민 사이트의 순간 접속자가 폭증하여 다운되는 사태가 일어났습니다.
또 인사이더 기사에는 윤석열의 공약 중 여성가족부 폐지와 '한국에는 구조적인 성차별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윤석열 당선자의 발언을 언급하며, 한국의 유리천장 지표를 예로 들어 그의 주장이 얼마나 잘못되었는지를 반박했습니다.
노동력에 있어서 여성의 역할과 영향을 측정하는 지표인 이코노미스트의 "유리천장 지표(The Economist's glass-ceiling index)"의 지수에 따르면 한국은 OECD 29개국 중 꼴찌입니다.
또한 대한민국 20대 대통령 당선자 윤석열은 선거 유세 기간 내내 독재자였던 전직 대통령을 칭송하고 노동과 아프리카를 폄하하는 등 수많은 실언들을 했다고 인사이더는 논평했습니다.
다음은 영국의 가장 영향력 있는 매체인 가디언에 실린 한국 대선 기사입니다.
☞원문 출처: The Guardian
가디언의 논조는 여타 매체들 중 가장 강력합니다. '낮은 출산율은 페미니즘 때문이다'라고 말했던 윤석열 후보가 대한민국 20대 대통령에 당선된 것을 전하며, 이번 대선에서 윤석열 당선자가 보인 행동은 여성 이슈에 관한 공론에서 가장 '결정적 순간'으로 간주된다고 보도했습니다.
사실 그동안 한국 언론에는 잘 다루어지지 않았지만 한국의 젠더 갈등 문제는 여러 차례 외신에 보도된 적이 있습니다. 대선을 거치면서 이 젠더 갈등이 그 정점에 오르며 선거 결과에까지 영향을 미쳤다고 볼 수 있는데요, 그것에 기름을 부은 후보가 바로 윤석열 당선자라는 평가입니다.
하지만 윤석열 후보(현 당선자)는 자신이 젠더 갈등을 부추겼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라고 부인했는데요, 투표일 하루 전이었던 국제 여성의 날에 윤석열 당시 후보는 워싱턴 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자신은 페미니스트라고 주장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보도가 나간 직후 선거 캠프에서는 그 발언을 두고 "행정상의 실수"라고 표현했습니다.
또 가디언은 윤석열 당선자가, 여성의 권리와 성평등 지표가 말해주는 것과는 달리 한국에는 구조적인 성차별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말했다고 보도하면서, 한국의 여성들은 매일 만연한 디지털 성범죄와 성차별을 당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만일 윤석열 당선자가 여성가족부 폐지와 같은 공약들을 실행에 옮긴다고 하더라도 가능 여부는 불투명하다고 말했는데요, 우선 현재 민주당이 과반 이상의 의석을 차지하고 있는 상황에서 국회 통과도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여의치 않을 경우 폐지가 아니라 재조직하는 방향으로 갈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윤당선자 측은 이와 관련된 공식 입장을 아직 내놓진 않고 있습니다. 가디언지와 인터뷰를 한 여성가족부 관계자는 여가부 내의 분위기는 현재 차분한 편이며 모든 직원들은 추후 공지가 있을 때까지 평소와 다름없이 열심히 일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관련 글: 타임지 윤석열 선거전 평가
☞관련 글: 한국의 유력한 대선 후보 이재명, 타임지 인터뷰 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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